【UNI】 마치 카세트테이프를 감듯. 【한여름(一夏)】
UNI로 자연스럽게 말하는 듯한 조교를 해보고 싶었는데 실패했습니다. 발음이 너무 안 좋아서 영상 속 자막 크기를 엄청 키웠습니다. UNI 목소리가 잘 안들려도 너그럽게 들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곡 한여름(一夏)
작사 한여름(一夏)
노래 UNI
봄은 사나운 계절이었다.
꽃들은 두려움에 좀처럼 나올 생각 하지 않았다. 나는 상처투성이 맨발로 놀이터 바닥의 작은 콘크리트 조각들을 밟으며 미끄럼틀로 향해 걸었다. 군살 박힌 발로 엉금엉금 기어올라 미끄럼틀 꼭대기에서 바라본 공원은 어째서인지 추워보였다.
아직 겨울이 채 가지 않았다.
이곳은 아직 봄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이런 일상을 반복해야 할까, 언제까지 이런 무의미한 일상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어야 할까. 요란한 노이즈에 내 비명은 또다시 묻혀버린다.
마치 카세트테이프를 감듯.
가을이 되자 살아있던 것들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낙하하는 나뭇잎의 시체들 사이, 난 한때 친구였던 것들이 발밑에서 바스러지는 소리에 귀를 막아야했다. 문득 하늘 올려다보니 가을하늘이 넘실대고 있어 무심코 팔을 뻗고 말았다.
가을하늘에 뛰어들고 싶다.
이대로 가을 속에 익사하고 싶다.
그날, 쏘아올린 수많은 폭죽은 내 눈앞에서 내 가족을, 내 친구를, 선생님을, 고양이를, 내 마을을 전부 죽여버렸다. 어른이 사라진 세계에 홀로남은 어린이는 졸업하지 못한 채 으앙으앙 울고 있었다.
부디 이 메세지, 답장할 수 없는 편지를 우연히 받게된 당신에게. 이 세계엔 어쩌면 당신 혼자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넘어져도 아무도 당신을 일으켜주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까진 무릎으로 기어가던 당신이었기에.
떠올려봅니다. 잊어선 안 되는 이야기들. 넘어지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메시지를 언제까지나 전해 드리겠습니다.
마치 카세트 테이프 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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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한여름(一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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